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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나온 책
제목 만약에 한국사
도서정보 김연철, 함규진, 최용범, 최성진 지음ㅣ가격 14,800원ㅣ분류 역사 ㅣISBN 978-89-92920-57-5(03900)


 

역사는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었다!


 


 




 

제 목

만약에 한국사

지은이

김연철, 함규진, 최용범, 최성진

판 형

신국판

면수

336쪽

분 류

역사

가격

14,800원

발행일

2011년 6월 7일

ISBN

978-89-92920-57-5(03900)


 

도서 개요

도서소개



‘만약에’로 뒤집어 본 한국사 깊이 읽기

역사는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었다!



만약에 김재규가 ‘유신의 심장’을 쏘지 않았다면?

1979년 10월 26일 저녁 7시 4분, 궁정동 안가에서 총성이 울려 퍼졌다. 한반도의 현대사를 요동치게 만든 총탄들 가운데 그 충격과 울림이 가장 컸던 운명의 한 발이었다. 만약에 김재규가 ‘유신의 심장’을 향했던 그 권총의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면, 과연 유신체제는 박정희가 자연사할 때까지 존속될 수 있었을까? 그리고 박정희는 여전히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역사에 자리매김할 수 있었을까?

『만약에 한국사』는 이런 가정에 대한 성급한 결론을 내리기 전에, 사건의 전후와 경과를 면밀히 분석한다. 10.26은 충성경쟁에서 밀려난 김재규가 차지철에 대해 품었던 앙심이나 개인적인 권력욕 때문에 우발적으로 저지른 사건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전에 이미 유신체제는 궁지에 몰리고 있었다. 1978년 총선에서의 참패나 김영삼 신민당 총재의 의원직 제명 같은 정치적 요인뿐만 아니라 오일쇼크로 인한 물가폭등과 기습적인 부가세 도입, 부동산 투기와 중화학공업 부실화 등 경제적 불안이 체제의 구조적인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었다. 이런 총체적 위기로 인해 권력으로부터 돌아선 민심이 결국 부마항쟁으로 터져 나왔던 것이다.

“앞으로 부산 같은 사태가 생기면 내가 직접 발포 명령을 내리겠다”는 박정희와 “데모 대원 1~2백 만 명 정도 죽인다고 까딱 있겠습니까?”라는 차지철의 강경한 반응으로 미루어보건대, 그날 김재규가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면 확산일로를 걷던 부마항쟁은 엄청난 유혈참극으로 끝났을 것이다. 잠시 권력의 수명은 연장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광주에서의 학살에 이은 6.10항쟁에서 보듯 대대적인 국민적 저항에 부딪혀 유신체제도 몰락의 길을 걸었을 것이다. 박정희도 지금처럼 ‘존경받고 인기 있는’ 대통령으로 기억되기 힘들었을 것이다. 역설적인 얘기지만, 김재규는 자신이 평생 존경하고 따르던 박정희의 육체를 죽임으로써, 오히려 박정희가 역사 속에서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가장 흥미진진한 방식으로 역사를 복기하다

『만약에 한국사』는 지난 백 년 동안 한국사의 흐름을 바꾼 순간들에 도발적인 ‘만약에’를 대입한다. 34개의 흥미진진한 가정을 통해 한국사의 결정적인 기로에 섰던 사람들이 ‘가지 않은 길’을 탐험한다. 그리고 그들이 ‘실제로 갔던 길’의 역사적 의미를 진지하게 되묻는다. 이런 질문들을 통해 앞으로 ‘가야 할 길’의 선택을 위한 신선한 교훈들을 던져준다.

 

바둑기사들은 치열한 대국이 끝나도 복기에 공을 들인다. 승패와 상관없이 서로가 두었던 수백의 착점들을 하나하나 되짚어본다. 그중에서도 중요한 건 악수나 패착을 찾아내고, 그 대목에서 최선의 수는 무엇이었을까를 탐구하는 일이다. 그들은 이런 복기를 통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게 될 뿐더러 실력도 키울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때로는 대국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들여 ‘만약에’와 ‘그렇다면’을 반복하며 ‘그게 최선입니까?’를 묻는 것이다. 『만약에 한국사』의 저자들이 가진 문제의식도 이 언저리에 있다.

‘만약에’라는 프리즘으로 들여다본 현대사의 파노라마

『만약에 한국사』에는 대중들이 잘 모르는 ‘새로운’ 사실에서 출발한 가정들도 있다. 이를테면, 20세기 초 러시아와 일본이 39도선을 경계로 한반도를 분할 점령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했다는 사실이다. 1945년의 분단보다 거의 반세기나 앞서 우리의 운명이 남의 손에 의해 분단될 뻔했다는 것이다. 상당히 성사 가능성이 높았던 이 방안은 결국 일본의 과욕 때문에 결렬되었고 러일전쟁으로 이어졌다. 『만약에 한국사』는 1903년 당시 이 논의가 실제 현실이 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질문으로 책의 서두를 연다. 결론을 말하자면, 러일전쟁을 통해 일본이 동아시아의 패자가 되는 일도 없었을 것이고 미국과 맞서기보다 협력하여 소련을 견제했으리라는 것이다. 어쩌면 미군과 일본 황군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39도선을 넘어 소련군을 몰아내고, 성조기와 일장기가 나란히 압록강변에 휘날렸을지도 모른다는 드라마틱한 장면까지 상상한다.

한편 『만약에 한국사』는 미국이 이승만을 제거하려 했다는 사실도, 기밀 해제된 미국 정부문서에 근거하여 되짚어본다. ‘언제라도 결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의 ‘에버레디 계획(Plan Everready)’은 미국의 뜻에 반해 북진통일을 주장하는 이승만을 한국 군부와 손잡고 제거하려는 작전이었다. 이 계획이 실행되었다면, 4.19를 건너뛰어 5.16이 일어난 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의 힘으로 독재를 무너뜨렸을 뿐만 아니라 경제문제 해결을 강력히 요구했던 4.19를 겪지 않고 군사쿠데타가 일어났다면, 폭동·암살 같은 정치 불안에다 끊임없는 군사쿠데타로 멍드는 ‘제3세계 정치’의 패턴이 한국에서도 반복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이다. 그리고 이것이 현대사의 몇 안 되는 ‘불행 중 다행’이라고 평가한다.

남북한문제에 대한 일련의 가정들도 이 책의 완결성을 높여주는 요소이다. 재계와 학계, 관계에서 다양한 남북관계의 현장을 몸소 접했던 김연철 교수(인제대 통일학부)가 전담하여 집필한 이 대목은, 해방공간에서부터 최근의 남북교류에 이르는 폭넓은 주제에 대해 전문가적 혜안과 통찰을 여실히 보여준다. 북한이라는 요소를 배제한 한국 현대사의 가정들만 있었다면 『만약에 한국사』가 조금은 허전한 책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정치사에만 몰두하지 않고 ‘IMF사태’나 ‘서울올림픽’, ‘대원 외국어고등학교’ 등 다채로운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의 스펙트럼을 넓혀준다.

 

 

우리가 걸어왔던 길 바로 옆에 다른 길도 있었다!

한반도는 격동의 백 년을 살아왔다. 빛나는 성취만큼이나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경험했다. 굴곡이 깊고 그늘도 짙다. 그러므로 그 역사의 행간에는 가정하고 싶은 사건이나 상황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해방정국에서 좌우가 연대해서 분단을 피했다면 한국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한국전쟁이 없었다면 우리가 겪은 냉전은 그렇게 가혹하지 않았을 것이다.

 

“1987년 양김이 단일화했다면, 최소한 민주화 인사들의 야합과 변절은 보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에’라는 가정은 멀리 있는 것만은 아니다. 현재의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다. 길을 알면 헤맬 필요가 없다. 타락의 길을 꼭 가봐야 아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의 저자들은 독자들이 한반도의 현대사를 더 풍부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 책을 썼다. 지난 백 년 동안 다른 길도 있었음을, 그래서 더 나은 미래가 가능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 우리가 살아온 지난 백 년을 성찰함으로써 우리가 살아야 할 앞으로의 백 년을 그려보는 기회를 제공하려는 것이다. 역사는 숙명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소개

 

김연철

1964년 강원도 동해 출생. 성균관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재계(삼성경제연구소 북한연구팀)에서는 현장에서 진행되는 대북 사업을 경험했다. 학계(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에서는 사회주의 국가들의 경제정책을 비교하는 연구를 했다. 관계(통일부장관 정책보좌관)에서는 북핵 문제와 남북회담을 다뤘다. 지금은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로 있으며 남북관계 전문가로서 남북한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를 심화, 확장시키고자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북한의 산업화와 경제개혁』『북한 경제개혁 연구』『북한의 배급제 위기와 시장개혁 전망』『냉전의 추억 : 선을 넘어 길을 만들다』 등이 있다.

 

함규진

1969년 서울 출생. 성균관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국가경영전략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성균관대, 성신여대, 용인대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왕의 투쟁』『108가지 결정』『난세에 간신 춤춘다』(공저)『역사를 바꾼 운명적 만남:한국편』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피터 싱어의『죽음의 밥상』『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를 비롯해『의심에 대한 옹호』『유동하는 공포』『마키아벨리』『팔레스타인』『레너드 번스타인』등이 있다.

 

최용범

1968년 서울 출생. 현재 페이퍼로드 대표. 지은 책으로는『하룻밤에 읽는 한국사』『하룻밤에 읽는 고려사』『난세에 간신 춤춘다』(공저)『역사인물 인터뷰』 등이 있다.

 

최성진

1973년 서울 출생. 현재《한겨레신문》문화부 기자로 있다.

 


 



 

 책속으로



안중근의 이토 히로부미 처단이 단기적으로는 일진회의 병합청원운동이나 일본 내 병합 분위기를 고조시킨 면은 있다. 이토의 피살 소식이 전해지자 메이지 원훈이 살해됐다며 격분하는 목소리가 일본열도를 뒤덮었다. 복수를 부르짖는가 하면, ‘즉시 병합’을 외치는 과격한 주장이 들끓었다. 그러나 이토 사살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 내 민심은 환희에 달아올랐으며, 그것이 민중에게 독립 의지를 고취한 정도는 일본에서보다 100배 이상 컸다.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쏘지 않았다면, 31쪽)



고종이 밖으로 나와 망명정부를 선포했다면 상하이 임시정부는 비교도 안 될 만한 세력을 결집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대한제국은 이미 세계 각국의 승인을 얻었고, 그 주권자였던 고종이 한일병합이 무효임을 밝히고 망명정부의 정통성을 주장했다면 이에 호응하는 국가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힘이 우선인 국제관계에서 당장 광복이 이루어졌을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이 확실히 일본의 적으로 돌아선 다음에는 이야기가 다르다.

(고종이 망명정부를 세웠다면, 40쪽)



물론 원자폭탄은 끝내 투하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만약 투하되었다면, 맥아더 신봉자들의 생각처럼 한국전쟁의 조기 승리로 이어졌을까? 그렇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당시 동북아 정세, 전쟁에 대한 중국의 인식, 이 모든 것을 고려해보면 원자폭탄은 중국의 전쟁 의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이다. 마오쩌둥은 미국이 원자폭탄을 사용한다면 수류탄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으며, 인도 총리 네루를 만났을 때는 “중국 인구가 얼만데”라며 미국의 원자폭탄을 ‘종이호랑이’에 비유했다.

(만주에 원자폭탄이 투하됐다면, 109쪽)



조봉암은 시대를 앞서 살았다. 그가 죽지 않았다면, 진보당이 해체되지 않았다면, 한국의 민주주의는 달라졌을 것이다. 우선적으로 조봉암을 죽이지 않았다면, 이승만 체제도 그렇게 한 방에 무너지지 않았을 것이다. 어이없는 사법살인으로 이 대통령은 자신의 정적을 제거했다. 광기가 무덤을 팠다. 권력에 대한 욕심이 화를 불렀다.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3·15부정선거는 결국 1956년 선거에서 놀란 이승만 체제의 과잉 대응이었다. 그런 점에서 죽은 조봉암이 살아 있는 이승만에게 복수를 했다고 할 수 있다.

(조봉암이 사형되지 않았다면, 147쪽)



10·26은 당시 더 큰 파국을 막는 역할을 했다. 동시에 10월 26일 울린 총성은 죽음 이전과 이후 박정희에 대한 평가를 극명히 엇갈리게 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의 주장이다. “역설적인 이야기지만 그때 박 전 대통령이 죽었기 때문에 업적이 살아서 지금도 훌륭한 대통령으로 남아 있지, 만약 10·26이 나지 않아 부마사태가 서울까지 확산되기라도 했다면 박 전 대통령의 말로도 좋지 않았을 것이고 지금처럼 인기가 지속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김재규가 박정희를 쏘지 않았다면, 222쪽)



IMF에서 구제금융을 받는 것이 최선이었을까? 1997년의 외환위기가 심각했다지만, IMF가 한국 사회에 남긴 깊은 상처를 돌이켜보면 이런 의문이 생긴다. IMF의 굴욕적인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외환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 실제로 한국과 비슷한 시기에 외환위기를 겪은 나라 가운데 우리와 다른 길을 선택한 사례가 없지 않았다.

(IMF 구제금융 대신 모라토리엄 선언했다면, 3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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