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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진순신의 삼국지 이야기
도서정보 진순신 지음/신동기 옮김ㅣ가격 1권 27,000원, 2권 25,000원ㅣ

 

허구에서 출발해 구라로 일관하는 삼국지는 가라!

일본 최고의 역사작가 진순신이

치밀한 고증으로 재구성한 삼국지 이야기

 

 

 


 

 

 

 

 

 

 

 

제 목

진순신의 삼국지 이야기 1, 2

지은이

진순신

옮긴이

신동기

판 형

신국판 변형

면수

1권 800쪽, 2권 744쪽

발행일

2011년 8월 25일

가격

1권 27,000원, 2권 25,000원



 

 

 

도서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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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에 정통한 대가의 현장감 넘치는 삼국지

 

진순신은 일본에서 태어나고 활동한 중국계 작가라는 독특한 배경을 지니고 있다. 그는 정통 한문과 명·청시대의 백화는 물론 현대 중국어에도 능할 뿐 아니라 인도어와 페르시아어까지 공부한 언어의 달인이기도 하다. 이런 언어 능력을 바탕으로 중국 25왕조의 정사를 모두 독파했을 뿐 아니라 중국사, 중국 사상에 관련된 수많은 사료를 섭렵했고 150여 편에 이르는 방대한 작품을 집필했다. 『청일전쟁』을 쓸 때는 중국과 일본의 사료들뿐만 아니라 『조선왕조실록』까지 열독했을 정도로 고증에 대한 그의 열정은 널리 알려져 있다.

『진순신의 삼국지 이야기』는 이런 독서, 연구, 집필 이력의 연장에 있다. 진순신은 이 책을 쓰기 위해 제본이 헤지도록 『후한서』『자치통감』『삼국지』등을 읽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삼국지』의 무대를 찾아 네 차례나 현장을 답사하기도 했다.

이런 사료 섭렵과 발품에서 비롯된 현장감이 텍스트 전체에 묻어난다. 황건군의 진격과 좌절, 위·촉·오의 영역과 주요 싸움터에 대한 자세한 지리 설명은 독자의 상상력과 흥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더구나 진순신이 이 책을 쓸 당시는 한창 삼국시대 관련 유적, 유물이 발굴되던 때였다. 삼국시대 낙양성 터, 백마사 유적, 조조의 동작대, 안휘성 마안산에서 발굴된 오의 장수 주연(朱然)의 묘 등은 그가 원고를 쓰며 실제 발걸음을 한 곳이다. 이 현장감에다 작가 특유의 중국 역사지리 지식이 더해져 들판의 싸움터에서든 도성 안 내전의 싸움터에서든, 적벽에서든 오장원에서든 상상만으로는 그릴 수 없는 무대를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탄탄한 토대 위에서 나온 진순진의 작업은 작금의 문인들이 『삼국연의』라는 ‘허구’의 연장에서 상상력과 입담만으로 풀어낸 이른바 ‘현대판 삼국지’들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중국 역사와 문명에 정통한 작가가 사실-사료-고증-현장에 발 딛고 이루어낸 성과인 것이다.

그러기에 이 책은 ‘현대판 삼국지’만을 읽어보고 그것이 ‘삼국지’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독자라면 한 번은 돌아보아야 할 흥미로운 면모를 넉넉히 갖추게 되었다. 『진순신의 삼국지이야기』가 일본에서 출간된 이후 3백만 독자들과 만날 수 있었던 저력도 여기에 있다.

 

‘인간의 목소리’가 들리는 삼국지

 

“이야깃거리가 되는 시대는 역시 난세입니다. 그 시대를 산 사람들에게는 고통스러웠겠지만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오는 시기는 역시 난세입니다. 전쟁이 있고, 모략이 있고, 봉기가 있고, 흥망이 있습니다. 중국의 장구한 역사 속에서도 삼국시대가 되어서야 가까스로 살아 있는 인간의 목소리가 들리는 기분이 듭니다. 이는 조조를 필두로 건안의 문사들이 남긴 문장이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전쟁이야기가 아닌 인간의 목소리가 들리는 삼국지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진순신이 삼국지의 세계를 파고든 이유는 거기서 ‘인간의 목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삼황오제, 진시황, 한고조, 한무제의 시대를 지나는 동안, 중국 민중은 이들에게 오로지 무릎을 꿇고 있었다. 후한 말에 접어들어 농민봉기에 이어진 삼국의 분열을 목격하면서 그들은 비로소 그 시대를 민중이 연출하고 소비하는 ‘이야깃거리’로 만들 엄두를 내기 시작했다.

민중이 『삼국지』 주요 인물들에 보인 애증은 자신들의 윤리감각과 역사에 대한 원념(will)의 또 다른 표현이었다. 유비와 조조에게 부여된 성격, 사실에서는 보잘것없는 위상의 관우가 사당에 모셔진 민중수호신이 된 사연, 결과적으로 패전지장인 제갈량에 대한 존경 자체가 민중이 나름대로 처음 시도한 ‘역사 뒤집기’였던 것이다.

이 점을 꿰뚫고 있는 진순신은 ‘역사 뒤집기’에 깃든 활력을 살리는 흥미진진한 문장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동시에, ‘역사 뒤집기’와 ‘사실 및 현장’이 맞물려 만들어내는 긴장을 잘 살리고 있다.

삼국시대 이후 민중들이 그랬듯, 진순신의 작업에서도 결국 인물에 대한 평가에 개성과 장점과 흥미가 모이게 마련이다. 여기서 다시 진순신의 말을 들어보자.

 

“『삼국연의』에서 공명·관우·장비는 큰 활약을 하지만 유비는 멍청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오히려 그것이 재미를 더해줍니다. 『서유기』의 삼장법사는 요괴와 만나면 벌벌 떨기만 합니다. 『수호지』의 송강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두머리는 조용히 뒤로 물러나 있고 보좌하는 사람들이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 모양새입니다. 이것은 민중의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유비는 혹독한 전란을 이겨내고 살아남아 한 국가를 이룬 영웅입니다. 실제로는 무능하지 않은 위대한 인물입니다.”

 

진순신의 작업은 『삼국연의』를 소설 판본으로 정착시킨 나관중, 모종강이 이룬 이야기의 흐름과 삼국지 영웅들에 대한 민중의 해석을 천착한 가운데 이루어진 것이다. 어느 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인물 분석 뒤에는 알뜰한 사실관계 안내가 따라붙는다. 한나라의 황실 계통, 유비의 지위와 처지, 조조의 집안내력 등을 1차 사료로 개관하는 동안 독자는 어느새 민중이 왜 『삼국연의』와 같은 방향으로 역사를 뒤집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위·촉·오 삼국의 계통도와 손권, 하후돈, 관우에 관한 1차 사료를 개관하는 동안 독자는 ‘사실에만 의존하면 생기가 죽고, 역사에 위배되면 잘못되고 만다(依史則死 背史則謬)’라는 중국문학사의 경구를 실감하게 될 것이다.


 

풍성한 인문적 지식으로 입체적인 시대상을 그리다

 

『진순신의 삼국지 이야기』는 오두미도, 태평도 등 종단화의 길에 오른 도교가 민중과 어떻게 만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두 교단의 분포와 조직화 정도뿐 아니라 민중의 마음을 얻기 위해 오늘날 야구선수들이 사인을 주고받듯, 독순술(입술 모양을 통해 말을 읽어내는 기술)로 사인을 주고받으며 민중의 복종을 이끌어내는 모습 등은 사실에 천착해본 적 없이 상상력만으로 허구를 재해석한 ‘현대판 삼국지’들이 결코 그릴 수 없는 흥미진진한 장면이다.

서역, 티베트, 흉노, 몽골, 베트남 문화권에 대한 해석도 돋보인다. 중국 문명은 결코 한족만의 단일 문명이 아니다.

 

“한나라도 다민족 국가입니다 한왕실에는 선비족(鮮卑族)의 피도 섞여있습니다. 이민족의 문화가 중화 문화나 문명으로 바뀌면 대단해집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 중화 문화나 문명에 편입하고 발전하였는지 그 과정을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진순신의 작업은 피지배계급의 동향에 대해 공평할 뿐만 아니라 중국문명의 밑절미가 되었던 여러 문화에도 공평하다.

중국사의 삼국은 중화의 북동, 서, 남을 삼분했다. 북동의 위는 흉노 및 몽골과, 서의 촉은 서역 및 티베트와, 남의 오는 베트남을 필두로 한 동남아시아 문화권과 통로를 대고 있었던 것이다. 이 통로를 통해 불교가 들어오고, 서역의 문물이 들어오고, 흉노 및 몽골의 전투기술이 들어오기도 했다.

삼국시대가 수나라를 거쳐 당제국으로 이어지면서 중국 문명은 한 단계 질적인 비약을 했다. 여기에는 중화사상에 입각해 사이(四夷)라고 불렸던 다양한 이민족들과의 교류가 큰 역할을 했다. 진순신은 이 사실 또한 포착해, 중국 안의 전쟁뿐 아니라 사방 문명과의 교섭이라는 요소로 이 책에 이채를 더하고 있다.

 

 

동아시아 최고의 스테디셀러-삼국지 小史

 

『삼국연의』는 『서유기』『수호전』『금병매』와 더불어 중국 소설사에서 4대기서로 꼽히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삼국연의』는 본래 역사적 사실에서 출발했지만 먼저 보통사람들에 의해 허구화되는 과정을 거친 다음, 이야기꾼이나 연극패에 의해 사건-일화 중심으로 장면화 되는 과정을 거친 뒤 드디어 소설로 정착한 복잡한 내력을 지니고 있다.

『삼국연의』는 기본적으로 진수의 정사 『삼국지』를 바탕으로 한다. 진수는 위(魏)를 정통으로 삼으면서 촉(蜀)을 존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오(吳)에 대해서는 무덤덤한 태도였다. 남북조시대 송(宋)의 배송지는 칙령에 따라 진수의 기록을 보충하는 『삼국지주』를 편찬한다. 이렇게 해서 『삼국연의』는 『삼국지』와 함께 『삼국지주』를 이야기의 또 다른 원천으로 갖게 되었다.

그 뒤 『삼국연의』는 당제국과 오대시대 사이에 민중의 기호에 부합하는 문예의 소재로 부상했고 송대에 와서는 직업적인 이야기꾼들과 이들의 이야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인기 높은 소재로 완전히 자리를 굳힌다.

예컨대 소식(蘇軾, 소동파)은 동네 개구쟁이들이 이야기꾼들에게 돈을 내고 삼국시대 이야기를 듣는 장면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

 

“유비가 지는 대목에서는 얼굴을 찡그리고 눈물까지 흘리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조조가 지는 대목에서는 기뻐하고 통쾌해 한다.”

 

당시 『삼국연의』의 인기는 물론이고 오늘날까지도 전해지고 있는 주요 등장인물에 대한 평가가 그때 이미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후 원제국에 들어서 이야기꾼들의 대본과 연극 대본으로 쪼개져 더욱 세련된 형태의 장면 연출을 발전시킨 『삼국연의』가 등장하게 되고, 원제국 말기에서 명제국 초엽 드디어 소설의 형태로 정착한다. 그 가운데 원말청초에 성립한 나관중 판본, 그리고 청제국 강희제 때 모종강이 120회본으로 확정한 판본이 오늘날까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삼국지의 인기는 중국에 한하지 않는다. 한·중·일 각국 사람들은 저마다 무대극, 인형극, 춤, 노래,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등의 다양한 형태로 지금도 삼국지를 즐기고 있다. 일본은 현대에 들어 가장 다양한 종류의 삼국지 관련 콘텐츠를 생산한 나라일 것이다.

한국 또한 그 수준에서는 일본 못잖은 삼국지 해석과 연출의 전통을 지닌 나라다. 판소리 「적벽가」가 극대화한 적벽대전의 장면 연출은 현대 중국의 극영화 「적벽대전」과 맞먹는 스케일을 보인다. 특히 전쟁에 동원되어 고향과 가족을 이별한 보통사람들의 고통에 파고든 해석은 삼국지 콘텍스트의 역사상 유례가 없는 것이다.

 

 


 


저자소개

 

지은이 진순신(陳舜臣)

<?xml:namespace prefix = v ns = "urn:schemas-microsoft-com:vml" /><?xml:namespace prefix = w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word" />고전에 대한 해박한 이해와 호방한 문장으로 정평이 난 진순신은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소재로 한 150여 편의 작품으로 대가의 반열에 올랐다. 이미 작고한 시바 료타로와 더불어 일본을 대표하는 역사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중국 역사와 사료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아편전쟁』『청일전쟁』『제갈공명』『소설 십팔사략』『중국의 역사』등을 썼고 대중적으로도 큰 사랑을 받았다. 나오키 상, NHK 방송문화상, 요미우리 문학상,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 일본예술원상, 이노우에 야스시 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진순신은『삼국지 이야기』집필을 위해 네 차례에 걸쳐 중국을 방문하고 역사의 현장을 답사했다. 또한『후한서』『자치통감』『사기』『삼국지』『세어』『이동잡어』등 관련된 사료들을 두루 섭렵했다.

『진순신의 삼국지 이야기』는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당대의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면서도 그 이면의 정황까지 통찰하고 있다. 그리하여 삼국시대 영웅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당시의 종교와 사회, 문화까지 포섭하는 진순신만의 탄탄하고 독창적인 ‘삼국지 세계’를 구축했다.

 

옮긴이 신동기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및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산업은행 일본 현지법인 등에서 일했다. 일본에 체재하고 있을 때 ‘인문학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체계적인 공부를 시작한 이후 인문학의 지평을 넓히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는 기업체와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다양한 조직에서 인문학을 강의하고 있으며, SK텔레콤 런큐브에서 ‘신동기의 인문학 오디세이’ 동영상 강의와 한국경제신문 Hi-CEO 고전 읽기 강의를 진행했다. 저서로는『희망, 인문학에게 묻다』『독서의 이유』『해피노믹스』등이 있으며, 역서로는『중국인 이야기』『무기와 방어구』등이 있다.

 

 


 

진순신에게 삼국지를 묻다

 

이나하타 고이치로 진 선생님은 오랜 작가생활을 하는 동안 중국의 역사와 인물을 소재로 한 작품을 많이 발표하셨습니다. 『아편전쟁』이라는 대작을 쓰신 이후 한동안 중국 근현대를 무대로 한 작품들을 집필하셨습니다. 그 작품들은 중국 문헌을 깊이 연구한 진 선생님 특유의 시점으로 전개되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진 선생님은 여기에 이어서 고대 역사물에까지 손을 뻗었습니다. 삼국시대에 관해서는 『삼국지 이야기』에 이어 『제갈공명』과 『위(魏)의 조씨(曹氏) 일족』을 쓰셨습니다. 한 시대에 관해 세 작품이나 집필하신 것은 그 시대에 대한 진 선생님의 관심이 지대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삼국시대는 진 선생님께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진순신 이야깃거리가 되는 시대는 역시 난세입니다. 당대를 산 사람들에게는 고통스러웠겠지만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오는 시기는 역시 난세입니다. 전쟁이 있고 모략이 있고 봉기가 있고 흥망이 있습니다. 중국의 장구한 역사 속에서도 삼국시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살아 있는 인간의 목소리가 들리는 기분이 듭니다. 이는 조조를 비롯한 당대의 문사들이 남긴 문장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단순한 전쟁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의 목소리가 들리는 삼국지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나하타 『삼국지 이야기』 집필 중에 중국을 몇 번인가 다녀오셨지요?

진순신 집필에 들어가기 전에 두 번, 집필 중에 두 번 다녀왔습니다.

이나하타 중국을 다녀오기 이전과 이후를 비교하면 이야기의 전개나 장면 묘사가 특별히 달라진 부분이 있습니까?

진순신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습니다. 하지만 삼국지의 무대를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두 발로 걸은 일은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이나하타 삼국지의 무대는 중국대륙 전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적벽이나 오장원처럼 중요한 장소도 가보셨나요?

진순신 적벽은 나중에 삼협에서 배를 타고 하류로 내려가며 보았습니다. 강폭 정도는 알게 되었지요. 오장원은 직접 가보지는 못했고 아들을 보냈습니다. 아들이 “오장원에는 공명을 추도하는 사당이 있다”고 하더군요. 한편 삼국시대에 실제로 존재했던 진짜 유적들도 중국 각지에서 발굴되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한위(漢魏) 낙양성(洛陽城)의 발견은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고 있지요. 대단한 사건입니다. 지금도 발굴이 진행 중인데 『삼국지 이야기』 집필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백마사(白馬寺)가 낙양의 동쪽 교외에 있지만 당시에는 낙양의 서쪽에 있었습니다. 그런 사실도 이 유적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불교와 도교를 통해 생생한 시대상 묘사

 

이나하타 진 선생님은 『삼국지 이야기』를 두고 ‘이것은 어디까지나 나만의 삼국지 이야기다’라고 쓰신 적이 있습니다. ‘작품의 수준과 별도로 진순신만이 쓸 수 있는 삼국지 이야기’라고도 하셨습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염두에 두고 말씀하신 겁니까?

진순신 다른 삼국지도 마찬가지겠지만 『삼국연의』의 중심은 촉(蜀)입니다. 이는 삼국시대의 실제상황과 다릅니다. 삼국시대는 조조의 위(魏)가 중심입니다. 진수가 쓴 정사 『삼국지』에서도 조조의 후손을 황제라 칭하고 있습니다. 촉의 유비와 그 아들 유선을 선주(先主)와 후주(後主)라고 불렀으며, 오의 손권은 오주(吳主)라고 했습니다. 즉, 위를 세운 조조의 후손만이 황제인 것입니다. 삼국이 대립했지만 실질적인 중국의 지배자는 위였습니다. 왜(倭)처럼 바다를 사이에 두고 멀리 떨어진 곳에서 위에 사신을 보낸 것을 봐도 중국은 실질적으로 위왕조였다는 것입니다. 사천에 자리잡은 촉은 비옥한 지역이지만 중원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중원 진출이 쉽지 않았고, 장강 하류에 자리 잡은 오吳도 중원과 비교하면 낙후된 미개발지였습니다. 당시의 중국역사가 중원을 장악한 위를 중심으로 전개된 것은 당연합니다.

이나하타 그것이 당시 중국의 실제상황인 것은 틀림없지만 종래의 『삼국연의』 시점에서 정사 『삼국지』의 시점으로 선회한 것만으로 ‘진순신만이 쓸 수 있는 삼국지 이야기’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삼국지 이야기』가 불교·도교의 교단을 이용하여 그 시대상을 잘 그렸다는 점이 인상적이던데요.

진순신 중국의 장구한 역사를 쓴 대부분의 사가(史家)들은 유생(儒生)이었습니다. 불교는 삼국시대에 이미 들어와 있었지만 널리 보급되지는 못했어요. 이런 이유로 사가들이 유교에 대해서는 기록을 많이 남겼지만 불교에 대한 기록은 별로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것을 조금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나하타 진 선생님은 도교 교단 속에 소용(少容)이라는 가공의 인물을 만들었습니다. 소용이 주인공은 아니지만 줄거리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진순신 그 종교는 오두미도(五斗迷道)입니다. 오두미도에 관한 자료가 거의 남아 있지 않아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불교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느낌입니다. 오두미도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아서 창의력을 발휘할 여지가 있는 부분입니다. 소용이라는 이름도 『삼국지』 「촉서」에 ‘소용이 있었다’는 대목이 있고 ‘오두미도 장형의 처는 용모가 젊었다(少容)’고도 했습니다. 거기서 따온 이름입니다.

이나하타 일종의 가공인물을 만들어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은 진 선생님의 책에 자주 등장합니다. 『삼국지』 이야기의 대부분은 영웅들의 활극입니다. 그런데 진 선생님 작품에 등장하는 가공의 인물들은 대단한 영웅이 아니고 보통사람입니다. 그것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삼국지 이야기』는 영웅만이 아니라 보통사람에게도 인격을 부여했습니다. 그 사람들이 이야기의 중심에서 활약하는 것으로 인해 당시의 모습이 잘 보이는 느낌이었습니다.

진순신 정사 『삼국지』에는 종교 교단의 움직임이 충분히 실려 있지 않습니다. 사실 그 부분을 이용하면 가공의 인물들이 끼어들어 활약하기 쉽습니다. 그 인물들은 의외로 상류계층과 연결고리가 있습니다. 저는 후궁의 시녀들이 불교를 믿었다고 생각합니다. 후한 말에는 후궁의 힘이 비교적 강했고, 시녀는 후궁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그러한 상황을 이용하면 있을 수 없는 이야기가 있을 수 있는 새로운 이야기로 만들어져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지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이나하타 역사서라는 것도 저자의 시점에서 본 사실(史實)의 묘사에 불과하지요. 역사서에 실려 있는 사실 이외에도 다양한 관점의 사실이 있었습니다. 역사가가 빠뜨린 역사적 사실은 수없이 많습니다. 현재의 시점에 상상을 섞어 시대를 재현하는 작업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순신 적절한 표현이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에게 남겨진 역사는 실제 역사와 조금 다르지 않겠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중국의 역사서는 유가 특유의 편협하고 융통성 없는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되는 부분은 아예 쓰지 않거나 매우 간단하게 적었습니다. 그것을 제대로 써서 부족한 부분을 메우겠다는 것입니다.

 

이민족과 여성, 민중의 역사

 

이나하타 『삼국지 이야기』를 읽어보니 진 선생님이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깊이 연구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집필하실 때 주로 보셨던 자료는 어떤 것입니까?

진순신 이 책의 기본 자료는 『후한서』 『삼국지』 『자치통감』입니다. 가장 먼저 『자치통감』을 읽었습니다. 중화서국(中華書局)에서 나온 판본인데 너무 많이 읽어 너덜너덜해졌습니다. 결국 새 책 한 질을 다시 샀습니다. 『삼국지』 역시 중화서국판으로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삼국연의』는 대학을 갓 졸업하고 제대로 읽었습니다.

이나하타 사람들이 삼국지를 운운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삼국연의』입니다. 그것조차도 정독한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요즈음은 『삼국연의』를 바탕으로 각색한 책이나 만화, 그림책을 많이 읽고 인형극이나 애니메이션을 보고 삼국지를 접하여 아는 사람들이 태반입니다. 말하자면 한 다리를 건너 ‘삼국지 세계’와 친해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삼국연의』는 ‘칠실삼허(七實三虛)’ 즉 사실 70퍼센트, 허구 30퍼센트 정도라고 하는데요.

진순신 중국에서는 오랜 세월 동안 이야기꾼들이 강담(講談)이라는 형식으로 삼국지 이야기를 전달했습니다. 그중 가장 재미있는 것을 모아 나관중이 『삼국연의』로 정리한 것입니다. 『삼국연의』는 수백 년 동안 여러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이야기여서 매우 잘 다듬어져 있습니다. 『삼국지』와 달리 『삼국연의』에는 크고 작은 속임수가 있습니다. 게다가 긴 시간에 걸쳐 잘 만들어졌기 때문에 지금 사람들뿐만 아니라 과거의 사람들도 많이 속았습니다. 『삼국지』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삼국연의』 이야기인 경우도 많습니다.

이나하타 삼국지는 실제와 허구의 구분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정사 『삼국지』와 소설 『삼국연의』, 그리고 『삼국연의』를 바탕으로 각색한 여러 가지 ‘삼국지 이야기’가 혼동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진순신 그만큼 『삼국연의』의 영향력이 강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재미있고 구성이 탄탄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가능하면 『삼국연의』와 다른 삼국지 이야기를 쓰려고 했습니다.

이나하타 『삼국지 이야기』의 각 장 마지막에 ‘삼국지 칼럼’이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것은 정사 『삼국지』의 각 전傳 말미에 있는 ‘평설評說’을 의식한 것입니까?

진순신 『사기』에도 ‘태사공 해설’이 있고, 『한서』에도 ‘찬(贊)’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책에 수록된 인물의 포폄(褒貶, 칭찬과 나무람)을 적었습니다. 그런 형식을 참고했습니다. ‘삼국지 칼럼’은 독자가 흥미를 가질 만한 이야기를 소개하거나, 본문에서 제대로 다루지 못했던 부분을 보충 설명하는 코너입니다. 여담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삼국지 칼럼’은 작가의 생각을 독자에게 보다 잘 전달하려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이나하타 『삼국지 이야기』에는 서역의 호인(胡人)이나 흉노족 그리고 서남이(西南夷)와 같은 이민족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흉노족의 여인이 된 채문희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단순히 비극적인 인물로만 묘사한 것은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진순신 한나라는 다민족으로 구성된 국가였습니다. 황실에는 선비족의 피도 함께 섞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외부의 문화가 중화문화나 중화문명으로 바뀌게 되면 한족이나 이민족들에게 금과옥조나 되는 것처럼 대단한 것으로 인식되게 됩니다. 그러한 것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중화문화나 문명이 되었는지를 알아보게 되면 그것이 본래는 그들의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금방 알 수가 있습니다.

이나하타 소용이나 채문희와 같이 총명하면서도 굳건한 기상을 가진 여성들이 여럿 등장합니다.

진순신 여성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역사의 무대 뒤에서의 그들의 역할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조비가 조식을 죽일 수 없었던 것도 결국 모친인 변후卞后의 존재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앞장서서 물의 흐름을 바꾸지는 않지만 역사의 중요한 순간마다 상황 전개를 좀더 늦춘다든지 아니면 촉진시킨다든지 하는 역할을 여성들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것들이 모아져서 역사는 큰 흐름을 형성합니다. 『삼국연의』에서는 여성들의 활약이 별로 두드러지게 묘사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나하타 초선을 묘사하는 데 있어서도 『삼국지 이야기』는 상당히 독특하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초선을 동탁에게 보내는 역할을 한 인물이 왕윤이 아닌 채문희이고 채문희의 배후에는 오두미도의 소용이 등장합니다. 초선이라는 인물 자체가 허구이지만 독자의 재미를 더하기 위해 상당히 깊게 접근한 이야기 전개라는 생각이 듭니다.

진순신 채문희의 경우에도 흉노족 거주지에서 풀려날 때 자기가 낳은 아이 둘을 그곳에 남겨놓은 채 홀몸으로 조조가 있는 곳으로 옵니다. 울며 매달리는 아이들을 냉정하게 뿌리친 채 다시 한족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여인들의 강인함을 나타내는 부분들이지요. 유비와 관련해서는 유비에게 시집온 손권의 누이동생에 관한 내용이 나옵니다. 그녀의 시종으로 따라 온 여종은 백여 명 정도로 모두가 칼을 차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는데 이 광경을 본 유비가 밤이 되어서도 마음을 놓지 못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또 이 손권의 누이가 오나라로 돌아갈 때는 죽은 유비의 전처가 낳은 유비의 아들을 데려가려다가 이를 눈치 챈 조자룡이 죽기살기로 뒤를 쫓아 다시 아이를 찾아오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나하타 역사에 이름을 남긴 인물이나 영웅들만이 아니고 이름을 남기지 못한 인물들에 의해서도 역사는 크게 움직인다는 것을 『삼국지 이야기』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진 선생님의 독자적인 ‘진사관(陳史觀)’이라고 생각합니다. 진 선생님 특유의 역사관이 진 선생님의 모든 작품에 투영되어있다는 것을 항상 느낍니다. 『삼국지 이야기』는 그중에서도 특히 빼어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순신 제 개인적으로 특별히 남다른 역사관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중국의 장구한 역사를 작품으로 옮겨보겠다는 사명감은 있습니다. 지금의 관점으로 보면 그 시대는 이런 모습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집필했습니다.

 

*이나하타 고이치로(稲畑耕一郞): 1948년 미에(三重)현 출생. 1976년 와세다 대학 박사과정 졸업. 전공은 중국고대학. 베이징 대학 고고학과 교환연구원. 텐진(天津) 난카이(南開) 대학 동방예술과 객원교수 역임. 현재 와세다 대학 교수. 저서로는 『한 국자의 물』, 공편저로는 『중국고대문명의 원상』, 역서로는 『굴원연구』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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